일단 소설 함 써봄요
하하하하호34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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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전
“2학년 때부터 좋아했어. 나랑 사귀어주지 않을래?”
어느 대학교의 텅 빈 강의실, 한 소녀가 동급생을 상대로 고백을 하고—차이고 있었다. “싫어” 몇 번이나 듣는 말에 소녀는 당황한 기색도 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강의실을 벗어났다.
소녀의 이름은 이다현. 순한 인상에 꽤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고백하면 언제나 차인다
“왜 항상 되는 일이 없을까…”
친구조차 하나 없이 홀로 초콜릿을 입에 넣으며 다현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야야, 이거봐바. 엄청 잘생겼지”
“미친, 뭐야? 개잘생겼어”
“ ㄹㅇ. 체대나왔나? 몸도 존나 좋아. 이 사람 누구야? ”
“그지, 잘생겼지. 내 남친이다 ㅋ”
“뭐? 이 사람이 니 남친이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언제부터 사겼는데.”
“2주 좀 안됐어. ㅎ
“아 근데 체대하니까 갑자기 그거 생각나네. 그 연쇄살인마”
“갑자기? 말하니까 생각나긴 한다. 그 사람 여자만 죽였다던데.”
“아, 나도 들어봤어. 여자를 무분별하게 죽인다던데. 피해자가 꽤 많다하지 않았나?”
“맞아 맞아. 존나 무서워ㅠ 남친이랑 붙어 다녀야지”
“자랑하냐? 재수없는 새끼”
“억울하면 너희도 만들면 되잖아ㅋㅋ”
“난 이미 정한 사람이 있다고~!”
“뭐? 누구? 누군데??”
“그 4학년에 잘생긴 선배 있잖아!”
“ㅋㅋㅋㅋㅋㅋ 그 선배랑 될 리가 있겠냐ㅋ 너 따위가? ㅋㅋㅋ”
“맞다 이번에 새로 나온 샤넬 화장품 있잖아—”
‘시끄러워…….’
옆 테이블의 소녀들이 재잘거리는 것을 들으며 다현은 생각했다.
‘누구는 남친은커녕 친구가 없는데. 다시 태어나면 그 잘생긴 4학년 선배랑 연애라도 해보고 싶다….’
‘분명 그 4학년 선배…이름이—’
다현은 들어봤던 이름을 기억하고자 그를 떠올렸다. 흑발과 자안을 가진 잘생긴 미청년. 언제나 사람들의 중심에서 웃고 있던 남자다. 다현이 기억하던 그의 인상은 자신과는 반대되는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이현 였던가?’
‘아 시간이 벌써…’
어느새 점심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다현은 짐을 챙겨 사전에 받은 교수로부터의 심부름을 처리하기 위해 의과 강의실로 향했다. 담당 교수가 다른 교수에게 문서를 전해달라고 한 것이었다. 다른 과로 가는 건 내키지 않않았지만 교수의 부탁을 거절할 구실이 딱히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의과는 과 특성상인지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가끔 놀고 있는 이들은 1학년일 것이리라.
‘거북해…’
압박하는 듯한 분위기에 다현은 얼른 일을 끝내고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한테 딱히 돌아갈 곳 같은 건 없지만.’
조금 우울해진 다현은 그 사실을 외면하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편 의과에서는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떠들썩한 소리가 나고 있었다. 그 중심에 있던 건 자안의 미청년.
“다른 과에 괜찮은 여자 없나?”
남자가 말했다.
“야 너 저번에 사귀던 애는 어디 가고. 걔 꽤 귀여웠는데. 이렇게 빨리 헤어질 거면 나 주라고 이 새끼야 ㅋ”
“처음엔 취향인 줄 알았다고, 근데 나한테 너무 집착했단 말이야.”
“와 이 사패새끼. 너 진짜 재수 없는 거 알지? 공부 잘하고 여친 많고 잘생….기진 않았고”
“ㅋㅋ 모르는데? 내가 좀 잘났지. 얼굴은 뭐 ㅋ 말할 것도 없고. ㅋ”
“그래 이 새끼야, 너 잘났다.”
“알아ㅋ”
“아악. 죽어! 죽어!!!”
“와아 사거리마크가 얼굴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쯤 비꼬는 태도의 친구가 이현에게 역관광을 당하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은 폭소했다.
“이현 너는 진짜.. 욕을 할 수가 없냐ㅋㅋㅋㅋㅋ”
“ㅋㅋㅋ 내가 잘난 탓이지 뭐 ㅎㅎ”
다현의 생각대로 이현은 그녀와 상반되는 이였다. 주변엔 친구들이 밝은 표정으로 함께 떠들고 있었고 언제나 신나는 분위기를 두르고 있었다.
“이현 이 새끼는 공부, 연애, 얼굴도…. 인정하기는 싫지만 전부 최상위권인 존나 대단한 놈이지.. 성격이 막 나쁜편도 아니고 친구도 많은 건 사기 아닌가?”
그 순간,
‘어?’ “현ㅇ–”
“다들 앉아. 수업 시작한다.”
남학생은 학창시절에 현이 자주 보여주었던 표정을 보자 안타까움과 안심하는 듯한 마음이 함께 감돌았다.
‘....오랜만에 보네, 저 표정..’
“? 나한테 뭐라 했어?”
“ㄴㄴ, 신경쓰지마삼.”
“어이 거기– 안들을 거면 나가라~”
“죄송합니다!”
둘은 교수님께 사과하며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모든 강의가 끝나고 다현은 돌아가는 길에 벽면에 붙은 포스터를 보았다.
“카..페…? 아.. 총장님이 만드신다던 카페구나.. 한 번 가볼까…?”
어차피 카페를 찾던 중이었기에 다현은 포스터에 붙은 카페가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오…. 여기 분위기 괜찮다.”
다현은 눈에 비교적 안 띄는 창가 쪽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카운터로 향했다.
“저….. 초코 프라푸치노 벤티에 바닐라 시럽 두 번, 모카 시럽 한 번 추가해 주시구요, 자바칩 통으로 많이 올려주시고 초콜릿 드리즐, 카라멜 드리즐 둘 다 잔뜩 뿌려주시고, 휘핑크림은 에스프레소 휘핑으로 바꿔서 올려주세요. 그리고 초코 무스케이크 하나랑 스콘 두 개 주세요.”
알바생은 이 복잡하면서도 까다로운 주문을 받아 이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치미는 듯 했지만 알바가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알바생은 사고의 흐름을 멈추고 영업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결제는 카드로 하시겠어요?”
“네”
“15100원 입니다. 카드는 여기에 꽂아주시고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잠시 후 다현은 주문한 것을 받고 자리로 돌아갔다.
“나쁘지 않네. 분위기 있고 조용하고…”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갑자기 카페가 소란스러워졌다.
“야 여기 언제 생겼냐? 꽤 분위기 좋은데?”
‘하…..’
조용하던 분위기가 깨져 다현은 기분이 나빠졌다. 뭐라고 할 용기는 없었지만 다수의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리자 뭐하는 사람들인가 하여 고개를 돌려보았다.
“어?”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 보였다.
‘분명….우리 학교 4학년 선배였지. 여자애들이 자주 말하던 잘생겼다는 선배. 옛날에 본적 있긴하지만 가까이서 보니까 엄청 잘생겼구나…. 부럽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무의식적으로 지긋이 쳐다보고있던 다현은 자색 눈동자와 눈을 마주쳤다.
“어?, 지금 눈 마주쳤나!? 다현은 황급히 눈을 피했다. 손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다현은 누군가 다가오고 있는 듯한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안녕? ㅎㅎ 아까 나랑 눈 마주쳤지?”
“아, 죄송해요! 너무 잘생기…셔서 저도 모르게….;;;”
“내가 좀 잘생기긴 했지. 근데 너도 꽤 귀여운데? 우리 학교 3학년 맞지?”
“네?!”
갑자기 들은 귀엽다는 소리와 알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을 아는 듯이 말하는 그에 얼빠진 소리를 냈다.
“어, 당황했다 ㅎ. 얼굴 빨개진것도 귀엽네.”
“네??”
“아하하. 너 보면 볼수록 내 취향이네 혹시 시간되면 나랑—”
“야 이 새끼야. 우리랑 놀러와서는 여자를 꼬셔?”
“내 취향이란 말야~~”
남자들은 지들끼리 말하며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너무 소란스러웠던 탓인지 사람들이 쳐다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다현이 본인도 느꼈던 것처럼 한적하여 좋았던 분위기가 사라져 기분이 상한것이리라.
“저… 음… 저기.. 조금만 조용히…. 주변 사람들도 보고있고…”
겁먹은 듯한 목소리로 남자들을 말리려는 다현에 현은,
“아, 미안해 시끄러웠지. 야 니들 얼른 사과해. 저렇게 귀여운 애를 무서워하게 하면 어떡해. 뭐 그것도 귀엽지만ㅎ”
“미안. 근데 이현 니가 제일 시끄러웠거든?”
“응? 내가 언제. 것보다 우리 귀여운 후배는 이름이 뭐야?
본인만 모르는 사실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태도를 취한 이현은 오랜만에 사람들— 그것도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잔뜩 긴장한 다현에게 이름을 물었다.
“그….. 다현..이에요. 이다현”
“오~ 귀여운 이름이네. 난 이현. ㅎㅎ”
“귀엽게 이현 선배♡하고 불러주면 좋겠네. 친해진 김에 지금 한번 해봐”
“어.. 이… 현 선배…..”
어딜봐도 인싸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그는 특유의 화법으로 순식간에 다현과의 거리를 좁혔다. 마지못해 하라는 데로 해준 다현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와아, 진짜 너무 귀여워. 그럼 다현아 지금은 방해꾼들이 있으니까 다음에 보자. 여기 내 번호ㅎ”
현은 어디선가 꺼낸 볼펜으로 냅킨에 연락처를 적어 사람 여럿 울릴 미소로 다현에게 건내주고는 쿨하게 아까 주문했던 청포도 에이드를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서 나갔다.
‘............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다현은 출입문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찾았다. 내 취향”
“그 대사 몇번 째인줄 알아?”
“하여튼 여자애들 좀 끝까지 챙겨주라고. 몇명은 충격받아서 자퇴했잖아”
친구의 화려한 전적을 언급하며 우진은 마음에 상처를 입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여자애들에 대해 얘기했다.
“....ㅎ 이번엔 진짜야. 분명 그럴꺼야”
현은 장난스러운 분위기는 어디 갔는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느낌의 현을 보고 정우는 말을 걸었다.
“이현, 괜찮아?”
“....! 당연하지. 왜 그래? 갑자기 내가 심각하게 잘생겨 보였어? ㅎㅎ”
“어머 어디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네. 시끄럽다 ㅋ”
“야 이 새끼야 ㅋㅋㅋㅋ”
“방금 여자 한두번 만나본게 아닌 자의 관록을 느꼈어”
“그게 뭔데ㅋㅋㅋㅋ”
“관록이란 어떤 일의 많은 경력으로 생긴 위엄이나 권위를 뜻하는 말 이란다.”
“그걸 물었냐?ㅋㅋㅋㅋㅋ 뭐, 내가 좀 대단하긴 하지. 그나저나.. 우리 귀여운 후배님은 언제쯤 연락해 주려나? ㅎㅎ 기대되네.”
한편 현의 귀여운 후배님—다현은 생애 처음해본 경험에 아직도 가슴의 두근거림이 진정되지 않았다.
‘처음으로 번호 받았어… 그것도 ….그 이현 선배한테서... 기뻐 정말로. 혹시 날..좋아하는 걸까? 에헤헤.. 그럼 좋겠다. 그렇게 잘나고 멋진 선배랑…하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 나같은건… 그치만, 그치만 좋아해 줬으면 좋겠어.. 나를 바라봐 줬으면 좋겠어..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이런 생각하다니 난 정말 나쁜애야. 현이 선배한테라도 사랑받고 싶은데… 아빠는 엄마와 나한테 욕만하고….. 그러다 날 버렸는데… 엄마는 나 때문이라고 매일 때리고 아팠어.. 지금도 아빠는 돈이라던가 자주 가져가버리고… 엄청 힘들었어… 둘 다 끝까지… 사랑해 주지도 않고… 그러니까… 기대해봐도 되는 거겠지? 나만의 착각일 수 있지만, 가능성은 있는거잖아. 그야 선배가 먼저 말 걸어줬는걸…. 아… 기대돼.. 분명 날 좋아해 줄거죠 선배..?’
다현은 그러다 잠에 들었다.
“흠……. 연락이 없네. 뭐 이것도 나름 나쁘지 않지만 ”
다음날 현은 다현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하지만 다현은 워낙 친구도 없고 존재감도 없는지라 찾는데 꽤나 고생이였다.
“거기 후배님들, 혹시 다현이 봤니? 어디 있는지 알아?”
현은 여자 여럿 울릴 미소를 지으며 후배들에게 다현의 위치를 물었다.
“다현? 이다현이요? 걔 법학과니까 그쪽 강의실에 있을거에요.”
“알려줘서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ㅎ.”
“와…. 저 선배… 존나 잘생겼다….”
“그니까. 얼굴이 진짜 개미쳤는데? 목소리도 존나 좋아. 완전 내 이상형이야. 그런데 이다현 그 찐따년은 왜 찾으시는 거지?”
“그러니까. 혹시 관심있나?”
“설마 ㅋ 고작 그런 애한테? ㅋㅋ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그지, 내가 좀 개소리를 지껄였나? ㅋㅋㅋㅋㅋ”
소녀들은 다현에 대해 묻는 현에 질투심을 느끼며 그녀를 비방하였다. 소녀들의 얘기만 들어뵈도 평소 다현의 처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짜증을 가라앉히며 그녀들을 뒤로 하고 현은 유유히 법학과 강의실로 걸어갔다.
“법학과 강의실이라…”
‘으으, 어제 결국 연락 못했지… 그치만 너무 떨렸는걸.. 혹시 실망하실까?”
다현이 시무룩한 얼굴로 고민하고 있던 그때 강의실 밖이 살짝 소란스러워 졌다. 주로 여학생들의 목소리였다.
“꺄아~! 선배님 잘 생겼어요~!!”
“하핫, 나는—”
‘어? 이 목소리는..?’
“와, 드디어 찾았다. 다현아 여기있었어? 연락도 한 번 안해주고. 나 진짜 너무 서운했다고?ㅠ”
현은 다현을 보며 반가워하며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혀, 현 선배? 여길 어떻게?? 그리고 연락은 죄송해요 깜빡 잠들었어요....”
“아냐~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거든 ㅎㅎ”
커플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에 주변에 있던 여학생들은 질투가 섞인 눈빛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저 선배는 저게 뭐라고 저렇게 친한 척 해주는 거지? 이다현 재도 선배님을 감히 이름으로 부르고…”
“그니까. 이다현 쟤 평소엔 얌전한 척 하더니—”
“윽..”
갑자기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비난에 다현은 얼굴을 찌푸렸다.
“다현아, 강의 끝났지? 나랑 놀러가자.”
“네?!”
“혹시 싫어? ㅜ”
“아뇨.. 좋아요…...”
현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여전히 웃는 얼굴로 다현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당황했지만 다현 또한 거절하지 않고 그 제안을 수락한다.
“어디로 갈까?”
“아무데나 좋아요.”
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한다.
“좋아 그럼…. 나 따라와봐.”
현은 다현의 손을 이끌고 카페로 갔다.
“어? 여기는……”
“기억해? 여기 우리 처음 만난 곳 이잖아.”
“네…. 기억해요.”
다현에게 있어서 이곳은 당연히 잊을 수 없는 장소였다. 처음으로 누군가 말을 걸어준 의미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우리 뭐 먹을래? 저번에 보니까 단거 좋아하는 거 같던데.”
“아… ㅎ 저는… 딸기 딜라이트 요거트 블랜디드 먹을게요.”
“그래? 그럼 나는……… 나도 나도 같은거 먹을래.”
“선배 단거 좋아하세요?”
“난 가리는거 없이 다 잘먹어. 오늘은 너랑 같은걸로 먹고 싶어서ㅎㅎ”
현의 말에 다현은 수줍은 듯 웃었다.
“주문 하시겠어요?”
“네, 저희는 딸기 딜라이트 요거트 블랜디드 두 잔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주문을 마치고 다현은 조심스럽게 현에게 물었다.
“저기… 선배, 왜 저번부터 저한테 관심 가져주세요?”
“응? 관심? 당연한 거 아니야? 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관심을 안가질 수 있겠어?
“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아무도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지도, 귀엽다는 말을 해주지도 않았는걸요….”
“뭐? 그 사람들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다현이는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들 중에서 제일 귀엽고 사랑스러운걸.”
“제..가요? 그런 말.. 처음 들어요.”
“이상한 사람들이네. 내 눈엔 귀엽기만 한데.”
“감사.. 감사합니다….”
“다현아 네가 싫지 않으면……. 나랑 사귈래?”
“.................... 네??”
“아.. 역시 너무 갑작스러웠으려나… 말 안해줘도 돼. 너한테 싫다는 소리 들으면 너무 슬플것 같으니까…”
다현은 갑자기, 그것도 처음으로 고백을 들어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음… ㅎ…. 역시 거절인가…?”
“아… 저.. 그.... 절대 선배가 싫은 건 아니에요. 근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요..?”
다현은 최대한 그를 상처입히지 않으려 노력하며 말을 이었다.
“음…. 그래. 그럼 가능성은 있는거네? 그럼 네가 나를 좋아하게 되도록 노력할게”
“네, 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네. 내일 보자 다현아.”
다현은 카페를 나가는 현을 보며 생각했다.
‘나한테… 무슨일이 일어난거지?’
다현은 멍때리며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엎어진 후 베개를 꽉 껴안으며 다현은 중얼거렸다.
“나.. 고백받았어…? 정말로..? 지금까지 다들 내 고백을 안받아줬는데… 아무도 날 사랑해주지 않았는데…? 이현 선배…. 아… 역시 나한테 마음이 있는거였구나…! 그럴줄 알았어... 나 같은 사람한테 고백을 해주다니….. 이현 선배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아… 혹시 날 떠나면 어떡하지? 다른 사람들처럼 나를 버리면 어떡하지? 아…. 안돼... 이현 선배는 내 사람이야. 절대로, 그 누구한테도 빼앗길수는 없어. 절대.. 그렇게 안둬… 선배, 걱정하고 있을까? 괜찮아, 걱정마요… 내가 어떻게 선배를 거절하겠어… 나한텐 선배 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날 버리지 마요… 선배 그건 절대 안돼. 내일, 내일 선배한테 말해야겠어… 사랑해요 선배… 선배는 나 버리지마요…항상 내 옆에 있어줘요… 선배…..”
이와 같은 시각 현은….
“흠……. 재밌네. 누구나 내가 고백하면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는데.. 하하…. 점점 더 마음에 드는데? 어떻게 해야 날 받아줄까? 기대되네.. 이다현. 그럴리 없다 생각하지만.. 날 실망시키지마.”
다음날 강의실, 다현은 언제나와 같이 강의실에서 친구도 그 무엇도 없이 홀로 수업 내용을 다시 가다듬고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와 같은 소란스러운 소리가 강의실 밖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선배, 무슨일로 오셨어요?”
“선배 너무 잘생기셨어요!!”
갑작스럽게 등장한 학교 최고의 인기남 현에게 관심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혹시 날 보러 오신걸까?”
라는 말들도 석연찮게 들렸다. 그 말을 부정하며 현은 어딘가 씁쓸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지만 그건 아니야. 난 다현이를 보려왔거든. 내가 일방적으로 구애하고 있는 상황이라.ㅎㅎ”
밖에서 들리는 말들을 모두 듣고있던 다현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그때 현은 강의실에 있는 다현다.
“다현아 안녕? 역시 여기 있었네.”
“선배??? 네.. 저.. 그…. 안녕..하세요.. 저 어제 일은…!”
“이번엔 아… 어제 일은 내가 미안.. 많이 부담스러웠지.. 미안, 없던 일로 해주라.”
학교 최고 인기남의 뜬금없는 고백에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경악했다. 현이 여자놀음을 좋아하는 사실은 친한 남학생들 이외에는 모르는 사실이었고 하물며 그 상대가 학교 공식 찐따 였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다만,
현의 친구들이 놀란 점은 그가 차였었다는 점이었지만 말이다.
“이현 선배??? 왜 이다현한테??”
“왜 쟤 따위가…!”
“???? 이현 너 차였었냐???”
“드디어 우리 현이가 쓰라린 경험을 했구나ㅋㅋㅋㅋ 이제야 알겠더냐? 우리의 마음으ㄹ—₩_@##%@%^%&%*!#*^!₩@—”
깐죽거리던 정우의 급소에 타격을 가하며 현은 상황을 진정시켰다. 맥 없이 쓰러져 신음하는 친구를 뒤로하고 현은 다현에게 다가갔다
“네? 저.. 그 선배.. 저는….. 좋아요 선배. 선배 고백 받고싶어요….”
“어? 정말?? 나는 너가 부담스러울줄 알고… 그래서 연락도 안하나 싶어서;;; 정말로.. 고백….. 받아주는 거야?”
“네….”
“그럼 우리 이제 사귀는 거지? ㅎㅎ”
다현은 볼을 붉히고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받아주는 거지? ㅎㅎ 행복하다”
현은 미소를 지으며 애틋하게 다현을 바라보았다.
“네..”
“그럼.. 가자!”
현은 장난스래 웃으며 다현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네?”
“우리 이제 1일 이잖아. 저녁… 까지는 조금 남았으니까 놀러가자!!”
“저… 근데 학점은…”
“에.. 아 뭐 하루정도는 째도 되 ㅎㅎ 우리 둘다 지금까지 공부 열심히했잖아? ㅎㅎ 지금은 그냥 편하게 놀자.”
“아… 네ㅎㅎ”
강의가 하나 남았지만 다현과 현은 모두 우등생이라 학점정도는 조금 깍여도 큰 타격은 없을 터였다. 웅성거리는 학생들을 뒤로 하고 현은 다현의 손을 잡고 강의실을 벗어났다.
“저기 선배… 저희 지금 어디가는 건가요..?”
“여기 근처 공원에. 거기 벚꽃이 예쁘게 폈거든. 꽃 좋아해?”
“네.. 저기.. 선배—”
“잠깐만 다현아. 이제 우리 사귀는데 선배말고 오빠라 불러주면 안돼?
“네…?”
“싫어..? 미안.. 역시 너무 나갔나..? 미안해. 1일찬데…”
훅 들어온 현의 요청에 다현은 당황한 기색이었다.
“아뇨..! 싫지않아요..! 오.. 오빠”
“! 다시! 한번만 더 불러줄래??”
“......”
현은 귀엽게 자신을 부르는 다현에게 활짝 웃으며 다시한번 불러달라 부탁했다. 다현은 부끄러운 듯 뺨을 붉게 물들이고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 아쉬워라.. 뭐 지금 이러고 있는 다현이도 너무 귀엽지만....조금 장난쳐볼까?’
조금 짖궂은가 생각하면서도 현은 다현에게 장난을 걸었다.
“..윽…! 나 늑간신경통이 온 거 같아. 심장이…. 죽을 거 같아~~”
“에엣..!? 선배 괜찮아요..??”
연인 사이의 흔한 장난이었지만 그걸 말하는 것이 올 a의 의과 최우수자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구태여 ‘늑간신경통’이라는 처음 듣는 병명까지 나오자 다현은 사색이 되었다.
“선배..! 죽으면 안되요…!”
“윽..…!”
다현의 귀여운 반응에 현은 열심히 웃음을 참으며 처량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현아.. 이 증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해.. 네가 오빠하고 귀엽게 불러주면 괜찮아 질꺼야…”
‘거짓말이지만’
“네..!? 그..선배… 그걸로 되는 건가요…? 일단 119에—”
“으윽..! 아 윽..…!!”
“서ㄴ.. 오….. 오빠..!!”
현의 혼신의 연기에 다현은 울상이 되어 드디어 현이 원하는 호칭으로 불러주게 되었다. 현은 다현이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자마자 연기를 멈추고 말했다.
“아하하하 장난이야. 많이 놀랐어? ㅎㅎ”
“윽..///”
볼에 이어 눈시울까지 붉어진 다현이 말했다.
“다음부턴 이런 장난치지 말아주세요.. 걱정했잖아요 …. 오..빠. 그리고 지금은 의사가 아니더라도 의사가 되었을 때 그런 거짓말을 하면 의료법 제66조 로 면허를 취소나 정지 당할 수 있다구요…..”
“아ㅎㅎ.. 미안해. 다현이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그만.. 그래도 오빠라고 불러주네 이제?”
다현에게 사과한 후 현은 그녀의 손을 잡고 벚꽃이 만개한 숲길로 이끌었다.
“와아…!”
“너무 예뻐요!”
떨어지는 벚꽃잎 아래서 예쁜 갈빛 머리칼을 흩날리며 감탄하고 있던 다현을 보고 현은 소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는 다현 앞에서 휙– 하고 허공에 손짓했다. 그러자 다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현을 보았다.
“오빠..?”
“다현아, 그거 알아?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거.”
그러며 현은 살며시 주먹 쥔 손을 폈다.
“..!”
“이뤄졌네?”
현의 손에는 분홍빛 벚꽃잎 한 장이 놓여있었다. 다현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벚꽃잎을 바라보았다. 둘은 같이 벚꽃이 휘날리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 너무 예뻐요.”
“ㅎㅎ 맘에 들어하니 다행이네. 그래도 난 다현이가 더 이쁘다고 생각하지만.”
‘////’
다현의 얼굴이 벚꽃잎처럼 분홍빛으로 달아올랐다. 현은 살며시 다현의 손을 잡았다.
“다른데도 가볼래?”
“네…!”
다현은 수줍게 대답하고 그를 따라갔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저녁이 되었다.
“그럼 안녕. 다현아. 내일보자”
“네… 내일봐요… 오빠 ㅎ”
다현은 현에게 인사하고 집쪽으로 향했다. 소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리가 풀린 듯 풀석 주저앉았다. 다현의 볼은 샛빨갛게 물들었고 고운 밤색 머리칼은 엉켜 엉망이 되었다. 그러나 그 어떤 사실도 눈에 들지 않는 다는 듯 소녀는 볼을 양손에 포개며 황홀한 표정지었다.
‘나.. 데이트 해버렸어.. 꿈은 아니지..? 하핫… 아하하핫…!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생겼어…! 있죠…. 오빠아… 나도 너무 좋아요.. 와 이제 우리 서로 좋아하네요..? 기뻐… 언제까지나 나만 바라봐줘… 오빠..♡’
그가 자신을 바라봐주었다는 것이 기뻤다. 그가 자신을 보고 웃어준 것이 기뻤다. 그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준것이 기뻤다. 그가 자신에게 귀엽다고 말해주는 것이 기뻤다.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설렘, 흥분, 기쁨, 행복, 충만감, 해방감, 황홀감, 오만가지 감정이 다현을 채웠다. 다현의 눈에는 소유욕이 깃든 광기가 서렸다.
“오빠아… 내일도 볼 수 있으려나.. 기대할게요… 또 데이트해줘요..♡”
소녀는 사랑해 마지않는 연인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2주 후 주말, 다현과 현은 코덱스 수족관에서 만났다.
“와아… 오빠 여기 너무 예뻐요..!”
다현은 열대어들이 헤엄치는 수조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현의 순수한 미소에 현은 웃으며 말했다.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네~ 난 우리 다현이가 더 이쁘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예요..! 오빠가 훨씬 멋진걸요...///”
“ㅎㅎ 뭐 내가 좀 잘나가는 했지~? 근데 우리 다현이는 그 이상으로 귀엽—”
“오빠 그만…!”
주변인의 시선을 의식한 다현이 현의 말을 끊고 그의 손을 잡아 사람이 없어 보이는 쪽으로 이끌었다.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주목을 받았다는 것을 다현은 눈치채지 못했다. 현은 그런 다현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며 다현에게 끌려가 주었다.
얼마나 달린걸까, 다현은 힘들었는지 멈춰섰다. 그들이 온 것은 사방이 수조로 되어있는 통로였다.
“괜찮아 다현아? ㅎㅎ 너무 무리하지마~ 사람 많은게 뭐 어때서”
“그야.. 부끄러워서..”
현은 서운하다며 다현에게 불만을 표했다.
“다현이는 내가 부끄러워?”
“네? 아뇨 그런거 절대 아니에요..!”
다현은 당황하여 황급히 현의 말을 부정했다. 현은 금방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바꾸고 다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ㅎㅎ 장난이야~ 안 부끄럽다고 했지?”
살짝 진지해진 현의 말투에 다현은 고개를 들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현은 다현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췄다.
“——”
“아…?”
“/////////”
이마에서 느껴진 감촉에 다현은 순간 사고가 정지했다.
“싫어?”
현은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다현과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
‘더 나가면 싫어하려나..ㅎ’
“윽………………….”
다현은 얼굴이 빨게진 채로 뛰다싶이 수족관을 나왔다. 이런 반응 까지는 상상하지 못한 현은 다현을 따라 나왔다.
“ 앗..! 다현아…! 미안해.. 많이 놀랐어? 다현이가 너무 귀여워서 자제를 못했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나 이제 싫어..?”
“그, 그건… 아닌데…….. 그렇게 말하면.. 뭐라고 할 수가 없잖아요…../////”
“정말로 미안 ㅎ. …뭔가.. 그렇게 해야할 것 같아서……”
“네? 뭐라고 하셨어요?”
“아 다현아, 여기 카페 하나 새로 개업했데. 한번 가보자자.”
“네, 네!”
‘뭐지…….? 말 돌리신 건가….’
중얼거리며 말을 흐리는 현이었지만 다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현과 함께 갈 카페를 기대했다. 현이 가자고 한 카페는 새로 열린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꽤나 많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와… 다현아 여기 사람 되게 많다ㅎ”
평소라면 사람 많은 곳은 질색했을 다현이지만 현과 함께 있다면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럼…. 음료 하나씩 시킬까?”
“어… 네! 아까 수족관에서는 오빠가 결제 하셨으니까 이건 제가 결제 할게요. ”
“오늘은 내가 다 내려고 했는데…. 다현이 너가 마음이 편하다면.. 그래 ㅎ”
“음….. 그럼 저는 초코 크림 칩 프라푸치노 벤티에 통 자바칩이랑 초코 드리즐 추가하고 크림은 에스프레소 휘핑으로 바꿔주세요. 그리고 모카시럽 4번이랑 헤이즐넛 시럽 5번 추가해주세요. 오빠는 뭐 드실래요?”
“저는 패션티 레몬에이드 피지오 주세요.”
"네, 카드 여기 꽂아 주시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우리 일단 여기 앉아있자.”
“네…ㅎ”
현은 카페 창가 자리에 앉은 후 다현을 빤히 쳐다 보았다.
“오빠……… 왜..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응? 그냥…. 다현이는 단거 참 좋아하는구나 생각했지. 항상 말이 별로 없다가 단거 시킬때는 말문이 트이니까…. 너무 귀여워서 ㅎ”
“아ㅎ…..고맙습니다…”
“... 다현아”
“네, 오빠? 왜 그러세요?”
“............아니야 ㅎ 아무것도”
‘아.. 이런….. 너무 진심이 됐나.. 설마, 그럴리가.’
“...? 네에….”
“아, 다현아. 음료만으로도 괜찮아? 디저트 하나 시킬까?”
“아, 괘, 괜찮아요..”
“같이 데이트하러 왔는데 다현이가 계산하니까 너무 미안해서 ㅎ. 디저트는 내가 계산할게.”
“하, 하지만……”
“내가 너무 미안해서 그래. 응?”
“그..럼…. 네……”
“그래, 하나 사서 올게.”
현은 다현을 볼 때 가슴 한 구석이 울렁이는 듯 하였으나 그 기우일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다현은 디저트를 사러가는 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오빠…. 무슨 고민있으신가..? 아까부터 뭔가 좀….. 어색..? 했는데.. 아니야, 오빠가 나랑 사귀어 준다는 것에 감사해야지. 이미 분에 넘쳐.’
“다현아, 무슨 생각해?ㅎ”
“아, 오빠, 아, 아니예요….:::”
“음….? 그래, 뭐. 여기 초코 쇼트 케이크 사왔어. 이게 제일 맛있데.”
“아.. 감사합니다….”
다현은 현이 가져다준 케이크를 한입 가득 넣어 우물거렸다. 이미 단 음료를 마시고 있다 하더라도 새로운 단맛이 입에 들어오니 절로 행복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현은 무언가를 깨닳은 듯 보였다.
‘아…… 이런.. 너무 귀여운데….. 나.. 진심이구나.. 다현이한테….’
분명 처음에는 가볍게 다현을 만나려던 현이였지만 이제는 진심이 된 것이었다. 볼이 가득 찬 체로 우물거리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다현을 보고 현의 얼굴은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어느 대학교의 텅 빈 강의실, 한 소녀가 동급생을 상대로 고백을 하고—차이고 있었다. “싫어” 몇 번이나 듣는 말에 소녀는 당황한 기색도 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강의실을 벗어났다.
소녀의 이름은 이다현. 순한 인상에 꽤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고백하면 언제나 차인다
“왜 항상 되는 일이 없을까…”
친구조차 하나 없이 홀로 초콜릿을 입에 넣으며 다현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야야, 이거봐바. 엄청 잘생겼지”
“미친, 뭐야? 개잘생겼어”
“ ㄹㅇ. 체대나왔나? 몸도 존나 좋아. 이 사람 누구야? ”
“그지, 잘생겼지. 내 남친이다 ㅋ”
“뭐? 이 사람이 니 남친이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언제부터 사겼는데.”
“2주 좀 안됐어. ㅎ
“아 근데 체대하니까 갑자기 그거 생각나네. 그 연쇄살인마”
“갑자기? 말하니까 생각나긴 한다. 그 사람 여자만 죽였다던데.”
“아, 나도 들어봤어. 여자를 무분별하게 죽인다던데. 피해자가 꽤 많다하지 않았나?”
“맞아 맞아. 존나 무서워ㅠ 남친이랑 붙어 다녀야지”
“자랑하냐? 재수없는 새끼”
“억울하면 너희도 만들면 되잖아ㅋㅋ”
“난 이미 정한 사람이 있다고~!”
“뭐? 누구? 누군데??”
“그 4학년에 잘생긴 선배 있잖아!”
“ㅋㅋㅋㅋㅋㅋ 그 선배랑 될 리가 있겠냐ㅋ 너 따위가? ㅋㅋㅋ”
“맞다 이번에 새로 나온 샤넬 화장품 있잖아—”
‘시끄러워…….’
옆 테이블의 소녀들이 재잘거리는 것을 들으며 다현은 생각했다.
‘누구는 남친은커녕 친구가 없는데. 다시 태어나면 그 잘생긴 4학년 선배랑 연애라도 해보고 싶다….’
‘분명 그 4학년 선배…이름이—’
다현은 들어봤던 이름을 기억하고자 그를 떠올렸다. 흑발과 자안을 가진 잘생긴 미청년. 언제나 사람들의 중심에서 웃고 있던 남자다. 다현이 기억하던 그의 인상은 자신과는 반대되는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이현 였던가?’
‘아 시간이 벌써…’
어느새 점심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다현은 짐을 챙겨 사전에 받은 교수로부터의 심부름을 처리하기 위해 의과 강의실로 향했다. 담당 교수가 다른 교수에게 문서를 전해달라고 한 것이었다. 다른 과로 가는 건 내키지 않않았지만 교수의 부탁을 거절할 구실이 딱히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의과는 과 특성상인지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가끔 놀고 있는 이들은 1학년일 것이리라.
‘거북해…’
압박하는 듯한 분위기에 다현은 얼른 일을 끝내고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한테 딱히 돌아갈 곳 같은 건 없지만.’
조금 우울해진 다현은 그 사실을 외면하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편 의과에서는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떠들썩한 소리가 나고 있었다. 그 중심에 있던 건 자안의 미청년.
“다른 과에 괜찮은 여자 없나?”
남자가 말했다.
“야 너 저번에 사귀던 애는 어디 가고. 걔 꽤 귀여웠는데. 이렇게 빨리 헤어질 거면 나 주라고 이 새끼야 ㅋ”
“처음엔 취향인 줄 알았다고, 근데 나한테 너무 집착했단 말이야.”
“와 이 사패새끼. 너 진짜 재수 없는 거 알지? 공부 잘하고 여친 많고 잘생….기진 않았고”
“ㅋㅋ 모르는데? 내가 좀 잘났지. 얼굴은 뭐 ㅋ 말할 것도 없고. ㅋ”
“그래 이 새끼야, 너 잘났다.”
“알아ㅋ”
“아악. 죽어! 죽어!!!”
“와아 사거리마크가 얼굴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쯤 비꼬는 태도의 친구가 이현에게 역관광을 당하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은 폭소했다.
“이현 너는 진짜.. 욕을 할 수가 없냐ㅋㅋㅋㅋㅋ”
“ㅋㅋㅋ 내가 잘난 탓이지 뭐 ㅎㅎ”
다현의 생각대로 이현은 그녀와 상반되는 이였다. 주변엔 친구들이 밝은 표정으로 함께 떠들고 있었고 언제나 신나는 분위기를 두르고 있었다.
“이현 이 새끼는 공부, 연애, 얼굴도…. 인정하기는 싫지만 전부 최상위권인 존나 대단한 놈이지.. 성격이 막 나쁜편도 아니고 친구도 많은 건 사기 아닌가?”
그 순간,
‘어?’ “현ㅇ–”
“다들 앉아. 수업 시작한다.”
남학생은 학창시절에 현이 자주 보여주었던 표정을 보자 안타까움과 안심하는 듯한 마음이 함께 감돌았다.
‘....오랜만에 보네, 저 표정..’
“? 나한테 뭐라 했어?”
“ㄴㄴ, 신경쓰지마삼.”
“어이 거기– 안들을 거면 나가라~”
“죄송합니다!”
둘은 교수님께 사과하며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모든 강의가 끝나고 다현은 돌아가는 길에 벽면에 붙은 포스터를 보았다.
“카..페…? 아.. 총장님이 만드신다던 카페구나.. 한 번 가볼까…?”
어차피 카페를 찾던 중이었기에 다현은 포스터에 붙은 카페가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오…. 여기 분위기 괜찮다.”
다현은 눈에 비교적 안 띄는 창가 쪽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카운터로 향했다.
“저….. 초코 프라푸치노 벤티에 바닐라 시럽 두 번, 모카 시럽 한 번 추가해 주시구요, 자바칩 통으로 많이 올려주시고 초콜릿 드리즐, 카라멜 드리즐 둘 다 잔뜩 뿌려주시고, 휘핑크림은 에스프레소 휘핑으로 바꿔서 올려주세요. 그리고 초코 무스케이크 하나랑 스콘 두 개 주세요.”
알바생은 이 복잡하면서도 까다로운 주문을 받아 이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치미는 듯 했지만 알바가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알바생은 사고의 흐름을 멈추고 영업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결제는 카드로 하시겠어요?”
“네”
“15100원 입니다. 카드는 여기에 꽂아주시고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잠시 후 다현은 주문한 것을 받고 자리로 돌아갔다.
“나쁘지 않네. 분위기 있고 조용하고…”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갑자기 카페가 소란스러워졌다.
“야 여기 언제 생겼냐? 꽤 분위기 좋은데?”
‘하…..’
조용하던 분위기가 깨져 다현은 기분이 나빠졌다. 뭐라고 할 용기는 없었지만 다수의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리자 뭐하는 사람들인가 하여 고개를 돌려보았다.
“어?”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 보였다.
‘분명….우리 학교 4학년 선배였지. 여자애들이 자주 말하던 잘생겼다는 선배. 옛날에 본적 있긴하지만 가까이서 보니까 엄청 잘생겼구나…. 부럽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무의식적으로 지긋이 쳐다보고있던 다현은 자색 눈동자와 눈을 마주쳤다.
“어?, 지금 눈 마주쳤나!? 다현은 황급히 눈을 피했다. 손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다현은 누군가 다가오고 있는 듯한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안녕? ㅎㅎ 아까 나랑 눈 마주쳤지?”
“아, 죄송해요! 너무 잘생기…셔서 저도 모르게….;;;”
“내가 좀 잘생기긴 했지. 근데 너도 꽤 귀여운데? 우리 학교 3학년 맞지?”
“네?!”
갑자기 들은 귀엽다는 소리와 알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을 아는 듯이 말하는 그에 얼빠진 소리를 냈다.
“어, 당황했다 ㅎ. 얼굴 빨개진것도 귀엽네.”
“네??”
“아하하. 너 보면 볼수록 내 취향이네 혹시 시간되면 나랑—”
“야 이 새끼야. 우리랑 놀러와서는 여자를 꼬셔?”
“내 취향이란 말야~~”
남자들은 지들끼리 말하며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너무 소란스러웠던 탓인지 사람들이 쳐다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다현이 본인도 느꼈던 것처럼 한적하여 좋았던 분위기가 사라져 기분이 상한것이리라.
“저… 음… 저기.. 조금만 조용히…. 주변 사람들도 보고있고…”
겁먹은 듯한 목소리로 남자들을 말리려는 다현에 현은,
“아, 미안해 시끄러웠지. 야 니들 얼른 사과해. 저렇게 귀여운 애를 무서워하게 하면 어떡해. 뭐 그것도 귀엽지만ㅎ”
“미안. 근데 이현 니가 제일 시끄러웠거든?”
“응? 내가 언제. 것보다 우리 귀여운 후배는 이름이 뭐야?
본인만 모르는 사실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태도를 취한 이현은 오랜만에 사람들— 그것도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잔뜩 긴장한 다현에게 이름을 물었다.
“그….. 다현..이에요. 이다현”
“오~ 귀여운 이름이네. 난 이현. ㅎㅎ”
“귀엽게 이현 선배♡하고 불러주면 좋겠네. 친해진 김에 지금 한번 해봐”
“어.. 이… 현 선배…..”
어딜봐도 인싸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그는 특유의 화법으로 순식간에 다현과의 거리를 좁혔다. 마지못해 하라는 데로 해준 다현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와아, 진짜 너무 귀여워. 그럼 다현아 지금은 방해꾼들이 있으니까 다음에 보자. 여기 내 번호ㅎ”
현은 어디선가 꺼낸 볼펜으로 냅킨에 연락처를 적어 사람 여럿 울릴 미소로 다현에게 건내주고는 쿨하게 아까 주문했던 청포도 에이드를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서 나갔다.
‘............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다현은 출입문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찾았다. 내 취향”
“그 대사 몇번 째인줄 알아?”
“하여튼 여자애들 좀 끝까지 챙겨주라고. 몇명은 충격받아서 자퇴했잖아”
친구의 화려한 전적을 언급하며 우진은 마음에 상처를 입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여자애들에 대해 얘기했다.
“....ㅎ 이번엔 진짜야. 분명 그럴꺼야”
현은 장난스러운 분위기는 어디 갔는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느낌의 현을 보고 정우는 말을 걸었다.
“이현, 괜찮아?”
“....! 당연하지. 왜 그래? 갑자기 내가 심각하게 잘생겨 보였어? ㅎㅎ”
“어머 어디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네. 시끄럽다 ㅋ”
“야 이 새끼야 ㅋㅋㅋㅋ”
“방금 여자 한두번 만나본게 아닌 자의 관록을 느꼈어”
“그게 뭔데ㅋㅋㅋㅋ”
“관록이란 어떤 일의 많은 경력으로 생긴 위엄이나 권위를 뜻하는 말 이란다.”
“그걸 물었냐?ㅋㅋㅋㅋㅋ 뭐, 내가 좀 대단하긴 하지. 그나저나.. 우리 귀여운 후배님은 언제쯤 연락해 주려나? ㅎㅎ 기대되네.”
한편 현의 귀여운 후배님—다현은 생애 처음해본 경험에 아직도 가슴의 두근거림이 진정되지 않았다.
‘처음으로 번호 받았어… 그것도 ….그 이현 선배한테서... 기뻐 정말로. 혹시 날..좋아하는 걸까? 에헤헤.. 그럼 좋겠다. 그렇게 잘나고 멋진 선배랑…하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 나같은건… 그치만, 그치만 좋아해 줬으면 좋겠어.. 나를 바라봐 줬으면 좋겠어..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이런 생각하다니 난 정말 나쁜애야. 현이 선배한테라도 사랑받고 싶은데… 아빠는 엄마와 나한테 욕만하고….. 그러다 날 버렸는데… 엄마는 나 때문이라고 매일 때리고 아팠어.. 지금도 아빠는 돈이라던가 자주 가져가버리고… 엄청 힘들었어… 둘 다 끝까지… 사랑해 주지도 않고… 그러니까… 기대해봐도 되는 거겠지? 나만의 착각일 수 있지만, 가능성은 있는거잖아. 그야 선배가 먼저 말 걸어줬는걸…. 아… 기대돼.. 분명 날 좋아해 줄거죠 선배..?’
다현은 그러다 잠에 들었다.
“흠……. 연락이 없네. 뭐 이것도 나름 나쁘지 않지만 ”
다음날 현은 다현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하지만 다현은 워낙 친구도 없고 존재감도 없는지라 찾는데 꽤나 고생이였다.
“거기 후배님들, 혹시 다현이 봤니? 어디 있는지 알아?”
현은 여자 여럿 울릴 미소를 지으며 후배들에게 다현의 위치를 물었다.
“다현? 이다현이요? 걔 법학과니까 그쪽 강의실에 있을거에요.”
“알려줘서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ㅎ.”
“와…. 저 선배… 존나 잘생겼다….”
“그니까. 얼굴이 진짜 개미쳤는데? 목소리도 존나 좋아. 완전 내 이상형이야. 그런데 이다현 그 찐따년은 왜 찾으시는 거지?”
“그러니까. 혹시 관심있나?”
“설마 ㅋ 고작 그런 애한테? ㅋㅋ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그지, 내가 좀 개소리를 지껄였나? ㅋㅋㅋㅋㅋ”
소녀들은 다현에 대해 묻는 현에 질투심을 느끼며 그녀를 비방하였다. 소녀들의 얘기만 들어뵈도 평소 다현의 처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짜증을 가라앉히며 그녀들을 뒤로 하고 현은 유유히 법학과 강의실로 걸어갔다.
“법학과 강의실이라…”
‘으으, 어제 결국 연락 못했지… 그치만 너무 떨렸는걸.. 혹시 실망하실까?”
다현이 시무룩한 얼굴로 고민하고 있던 그때 강의실 밖이 살짝 소란스러워 졌다. 주로 여학생들의 목소리였다.
“꺄아~! 선배님 잘 생겼어요~!!”
“하핫, 나는—”
‘어? 이 목소리는..?’
“와, 드디어 찾았다. 다현아 여기있었어? 연락도 한 번 안해주고. 나 진짜 너무 서운했다고?ㅠ”
현은 다현을 보며 반가워하며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혀, 현 선배? 여길 어떻게?? 그리고 연락은 죄송해요 깜빡 잠들었어요....”
“아냐~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거든 ㅎㅎ”
커플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에 주변에 있던 여학생들은 질투가 섞인 눈빛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저 선배는 저게 뭐라고 저렇게 친한 척 해주는 거지? 이다현 재도 선배님을 감히 이름으로 부르고…”
“그니까. 이다현 쟤 평소엔 얌전한 척 하더니—”
“윽..”
갑자기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비난에 다현은 얼굴을 찌푸렸다.
“다현아, 강의 끝났지? 나랑 놀러가자.”
“네?!”
“혹시 싫어? ㅜ”
“아뇨.. 좋아요…...”
현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여전히 웃는 얼굴로 다현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당황했지만 다현 또한 거절하지 않고 그 제안을 수락한다.
“어디로 갈까?”
“아무데나 좋아요.”
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한다.
“좋아 그럼…. 나 따라와봐.”
현은 다현의 손을 이끌고 카페로 갔다.
“어? 여기는……”
“기억해? 여기 우리 처음 만난 곳 이잖아.”
“네…. 기억해요.”
다현에게 있어서 이곳은 당연히 잊을 수 없는 장소였다. 처음으로 누군가 말을 걸어준 의미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우리 뭐 먹을래? 저번에 보니까 단거 좋아하는 거 같던데.”
“아… ㅎ 저는… 딸기 딜라이트 요거트 블랜디드 먹을게요.”
“그래? 그럼 나는……… 나도 나도 같은거 먹을래.”
“선배 단거 좋아하세요?”
“난 가리는거 없이 다 잘먹어. 오늘은 너랑 같은걸로 먹고 싶어서ㅎㅎ”
현의 말에 다현은 수줍은 듯 웃었다.
“주문 하시겠어요?”
“네, 저희는 딸기 딜라이트 요거트 블랜디드 두 잔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주문을 마치고 다현은 조심스럽게 현에게 물었다.
“저기… 선배, 왜 저번부터 저한테 관심 가져주세요?”
“응? 관심? 당연한 거 아니야? 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관심을 안가질 수 있겠어?
“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아무도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지도, 귀엽다는 말을 해주지도 않았는걸요….”
“뭐? 그 사람들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다현이는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들 중에서 제일 귀엽고 사랑스러운걸.”
“제..가요? 그런 말.. 처음 들어요.”
“이상한 사람들이네. 내 눈엔 귀엽기만 한데.”
“감사.. 감사합니다….”
“다현아 네가 싫지 않으면……. 나랑 사귈래?”
“.................... 네??”
“아.. 역시 너무 갑작스러웠으려나… 말 안해줘도 돼. 너한테 싫다는 소리 들으면 너무 슬플것 같으니까…”
다현은 갑자기, 그것도 처음으로 고백을 들어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음… ㅎ…. 역시 거절인가…?”
“아… 저.. 그.... 절대 선배가 싫은 건 아니에요. 근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요..?”
다현은 최대한 그를 상처입히지 않으려 노력하며 말을 이었다.
“음…. 그래. 그럼 가능성은 있는거네? 그럼 네가 나를 좋아하게 되도록 노력할게”
“네, 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네. 내일 보자 다현아.”
다현은 카페를 나가는 현을 보며 생각했다.
‘나한테… 무슨일이 일어난거지?’
다현은 멍때리며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엎어진 후 베개를 꽉 껴안으며 다현은 중얼거렸다.
“나.. 고백받았어…? 정말로..? 지금까지 다들 내 고백을 안받아줬는데… 아무도 날 사랑해주지 않았는데…? 이현 선배…. 아… 역시 나한테 마음이 있는거였구나…! 그럴줄 알았어... 나 같은 사람한테 고백을 해주다니….. 이현 선배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아… 혹시 날 떠나면 어떡하지? 다른 사람들처럼 나를 버리면 어떡하지? 아…. 안돼... 이현 선배는 내 사람이야. 절대로, 그 누구한테도 빼앗길수는 없어. 절대.. 그렇게 안둬… 선배, 걱정하고 있을까? 괜찮아, 걱정마요… 내가 어떻게 선배를 거절하겠어… 나한텐 선배 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날 버리지 마요… 선배 그건 절대 안돼. 내일, 내일 선배한테 말해야겠어… 사랑해요 선배… 선배는 나 버리지마요…항상 내 옆에 있어줘요… 선배…..”
이와 같은 시각 현은….
“흠……. 재밌네. 누구나 내가 고백하면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는데.. 하하…. 점점 더 마음에 드는데? 어떻게 해야 날 받아줄까? 기대되네.. 이다현. 그럴리 없다 생각하지만.. 날 실망시키지마.”
다음날 강의실, 다현은 언제나와 같이 강의실에서 친구도 그 무엇도 없이 홀로 수업 내용을 다시 가다듬고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와 같은 소란스러운 소리가 강의실 밖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선배, 무슨일로 오셨어요?”
“선배 너무 잘생기셨어요!!”
갑작스럽게 등장한 학교 최고의 인기남 현에게 관심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혹시 날 보러 오신걸까?”
라는 말들도 석연찮게 들렸다. 그 말을 부정하며 현은 어딘가 씁쓸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지만 그건 아니야. 난 다현이를 보려왔거든. 내가 일방적으로 구애하고 있는 상황이라.ㅎㅎ”
밖에서 들리는 말들을 모두 듣고있던 다현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그때 현은 강의실에 있는 다현다.
“다현아 안녕? 역시 여기 있었네.”
“선배??? 네.. 저.. 그…. 안녕..하세요.. 저 어제 일은…!”
“이번엔 아… 어제 일은 내가 미안.. 많이 부담스러웠지.. 미안, 없던 일로 해주라.”
학교 최고 인기남의 뜬금없는 고백에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경악했다. 현이 여자놀음을 좋아하는 사실은 친한 남학생들 이외에는 모르는 사실이었고 하물며 그 상대가 학교 공식 찐따 였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다만,
현의 친구들이 놀란 점은 그가 차였었다는 점이었지만 말이다.
“이현 선배??? 왜 이다현한테??”
“왜 쟤 따위가…!”
“???? 이현 너 차였었냐???”
“드디어 우리 현이가 쓰라린 경험을 했구나ㅋㅋㅋㅋ 이제야 알겠더냐? 우리의 마음으ㄹ—₩_@##%@%^%&%*!#*^!₩@—”
깐죽거리던 정우의 급소에 타격을 가하며 현은 상황을 진정시켰다. 맥 없이 쓰러져 신음하는 친구를 뒤로하고 현은 다현에게 다가갔다
“네? 저.. 그 선배.. 저는….. 좋아요 선배. 선배 고백 받고싶어요….”
“어? 정말?? 나는 너가 부담스러울줄 알고… 그래서 연락도 안하나 싶어서;;; 정말로.. 고백….. 받아주는 거야?”
“네….”
“그럼 우리 이제 사귀는 거지? ㅎㅎ”
다현은 볼을 붉히고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받아주는 거지? ㅎㅎ 행복하다”
현은 미소를 지으며 애틋하게 다현을 바라보았다.
“네..”
“그럼.. 가자!”
현은 장난스래 웃으며 다현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네?”
“우리 이제 1일 이잖아. 저녁… 까지는 조금 남았으니까 놀러가자!!”
“저… 근데 학점은…”
“에.. 아 뭐 하루정도는 째도 되 ㅎㅎ 우리 둘다 지금까지 공부 열심히했잖아? ㅎㅎ 지금은 그냥 편하게 놀자.”
“아… 네ㅎㅎ”
강의가 하나 남았지만 다현과 현은 모두 우등생이라 학점정도는 조금 깍여도 큰 타격은 없을 터였다. 웅성거리는 학생들을 뒤로 하고 현은 다현의 손을 잡고 강의실을 벗어났다.
“저기 선배… 저희 지금 어디가는 건가요..?”
“여기 근처 공원에. 거기 벚꽃이 예쁘게 폈거든. 꽃 좋아해?”
“네.. 저기.. 선배—”
“잠깐만 다현아. 이제 우리 사귀는데 선배말고 오빠라 불러주면 안돼?
“네…?”
“싫어..? 미안.. 역시 너무 나갔나..? 미안해. 1일찬데…”
훅 들어온 현의 요청에 다현은 당황한 기색이었다.
“아뇨..! 싫지않아요..! 오.. 오빠”
“! 다시! 한번만 더 불러줄래??”
“......”
현은 귀엽게 자신을 부르는 다현에게 활짝 웃으며 다시한번 불러달라 부탁했다. 다현은 부끄러운 듯 뺨을 붉게 물들이고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 아쉬워라.. 뭐 지금 이러고 있는 다현이도 너무 귀엽지만....조금 장난쳐볼까?’
조금 짖궂은가 생각하면서도 현은 다현에게 장난을 걸었다.
“..윽…! 나 늑간신경통이 온 거 같아. 심장이…. 죽을 거 같아~~”
“에엣..!? 선배 괜찮아요..??”
연인 사이의 흔한 장난이었지만 그걸 말하는 것이 올 a의 의과 최우수자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구태여 ‘늑간신경통’이라는 처음 듣는 병명까지 나오자 다현은 사색이 되었다.
“선배..! 죽으면 안되요…!”
“윽..…!”
다현의 귀여운 반응에 현은 열심히 웃음을 참으며 처량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현아.. 이 증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해.. 네가 오빠하고 귀엽게 불러주면 괜찮아 질꺼야…”
‘거짓말이지만’
“네..!? 그..선배… 그걸로 되는 건가요…? 일단 119에—”
“으윽..! 아 윽..…!!”
“서ㄴ.. 오….. 오빠..!!”
현의 혼신의 연기에 다현은 울상이 되어 드디어 현이 원하는 호칭으로 불러주게 되었다. 현은 다현이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자마자 연기를 멈추고 말했다.
“아하하하 장난이야. 많이 놀랐어? ㅎㅎ”
“윽..///”
볼에 이어 눈시울까지 붉어진 다현이 말했다.
“다음부턴 이런 장난치지 말아주세요.. 걱정했잖아요 …. 오..빠. 그리고 지금은 의사가 아니더라도 의사가 되었을 때 그런 거짓말을 하면 의료법 제66조 로 면허를 취소나 정지 당할 수 있다구요…..”
“아ㅎㅎ.. 미안해. 다현이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그만.. 그래도 오빠라고 불러주네 이제?”
다현에게 사과한 후 현은 그녀의 손을 잡고 벚꽃이 만개한 숲길로 이끌었다.
“와아…!”
“너무 예뻐요!”
떨어지는 벚꽃잎 아래서 예쁜 갈빛 머리칼을 흩날리며 감탄하고 있던 다현을 보고 현은 소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는 다현 앞에서 휙– 하고 허공에 손짓했다. 그러자 다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현을 보았다.
“오빠..?”
“다현아, 그거 알아?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거.”
그러며 현은 살며시 주먹 쥔 손을 폈다.
“..!”
“이뤄졌네?”
현의 손에는 분홍빛 벚꽃잎 한 장이 놓여있었다. 다현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벚꽃잎을 바라보았다. 둘은 같이 벚꽃이 휘날리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 너무 예뻐요.”
“ㅎㅎ 맘에 들어하니 다행이네. 그래도 난 다현이가 더 이쁘다고 생각하지만.”
‘////’
다현의 얼굴이 벚꽃잎처럼 분홍빛으로 달아올랐다. 현은 살며시 다현의 손을 잡았다.
“다른데도 가볼래?”
“네…!”
다현은 수줍게 대답하고 그를 따라갔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저녁이 되었다.
“그럼 안녕. 다현아. 내일보자”
“네… 내일봐요… 오빠 ㅎ”
다현은 현에게 인사하고 집쪽으로 향했다. 소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리가 풀린 듯 풀석 주저앉았다. 다현의 볼은 샛빨갛게 물들었고 고운 밤색 머리칼은 엉켜 엉망이 되었다. 그러나 그 어떤 사실도 눈에 들지 않는 다는 듯 소녀는 볼을 양손에 포개며 황홀한 표정지었다.
‘나.. 데이트 해버렸어.. 꿈은 아니지..? 하핫… 아하하핫…!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생겼어…! 있죠…. 오빠아… 나도 너무 좋아요.. 와 이제 우리 서로 좋아하네요..? 기뻐… 언제까지나 나만 바라봐줘… 오빠..♡’
그가 자신을 바라봐주었다는 것이 기뻤다. 그가 자신을 보고 웃어준 것이 기뻤다. 그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준것이 기뻤다. 그가 자신에게 귀엽다고 말해주는 것이 기뻤다.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설렘, 흥분, 기쁨, 행복, 충만감, 해방감, 황홀감, 오만가지 감정이 다현을 채웠다. 다현의 눈에는 소유욕이 깃든 광기가 서렸다.
“오빠아… 내일도 볼 수 있으려나.. 기대할게요… 또 데이트해줘요..♡”
소녀는 사랑해 마지않는 연인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2주 후 주말, 다현과 현은 코덱스 수족관에서 만났다.
“와아… 오빠 여기 너무 예뻐요..!”
다현은 열대어들이 헤엄치는 수조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현의 순수한 미소에 현은 웃으며 말했다.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네~ 난 우리 다현이가 더 이쁘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예요..! 오빠가 훨씬 멋진걸요...///”
“ㅎㅎ 뭐 내가 좀 잘나가는 했지~? 근데 우리 다현이는 그 이상으로 귀엽—”
“오빠 그만…!”
주변인의 시선을 의식한 다현이 현의 말을 끊고 그의 손을 잡아 사람이 없어 보이는 쪽으로 이끌었다.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주목을 받았다는 것을 다현은 눈치채지 못했다. 현은 그런 다현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며 다현에게 끌려가 주었다.
얼마나 달린걸까, 다현은 힘들었는지 멈춰섰다. 그들이 온 것은 사방이 수조로 되어있는 통로였다.
“괜찮아 다현아? ㅎㅎ 너무 무리하지마~ 사람 많은게 뭐 어때서”
“그야.. 부끄러워서..”
현은 서운하다며 다현에게 불만을 표했다.
“다현이는 내가 부끄러워?”
“네? 아뇨 그런거 절대 아니에요..!”
다현은 당황하여 황급히 현의 말을 부정했다. 현은 금방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바꾸고 다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ㅎㅎ 장난이야~ 안 부끄럽다고 했지?”
살짝 진지해진 현의 말투에 다현은 고개를 들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현은 다현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췄다.
“——”
“아…?”
“/////////”
이마에서 느껴진 감촉에 다현은 순간 사고가 정지했다.
“싫어?”
현은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다현과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
‘더 나가면 싫어하려나..ㅎ’
“윽………………….”
다현은 얼굴이 빨게진 채로 뛰다싶이 수족관을 나왔다. 이런 반응 까지는 상상하지 못한 현은 다현을 따라 나왔다.
“ 앗..! 다현아…! 미안해.. 많이 놀랐어? 다현이가 너무 귀여워서 자제를 못했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나 이제 싫어..?”
“그, 그건… 아닌데…….. 그렇게 말하면.. 뭐라고 할 수가 없잖아요…../////”
“정말로 미안 ㅎ. …뭔가.. 그렇게 해야할 것 같아서……”
“네? 뭐라고 하셨어요?”
“아 다현아, 여기 카페 하나 새로 개업했데. 한번 가보자자.”
“네, 네!”
‘뭐지…….? 말 돌리신 건가….’
중얼거리며 말을 흐리는 현이었지만 다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현과 함께 갈 카페를 기대했다. 현이 가자고 한 카페는 새로 열린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꽤나 많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와… 다현아 여기 사람 되게 많다ㅎ”
평소라면 사람 많은 곳은 질색했을 다현이지만 현과 함께 있다면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럼…. 음료 하나씩 시킬까?”
“어… 네! 아까 수족관에서는 오빠가 결제 하셨으니까 이건 제가 결제 할게요. ”
“오늘은 내가 다 내려고 했는데…. 다현이 너가 마음이 편하다면.. 그래 ㅎ”
“음….. 그럼 저는 초코 크림 칩 프라푸치노 벤티에 통 자바칩이랑 초코 드리즐 추가하고 크림은 에스프레소 휘핑으로 바꿔주세요. 그리고 모카시럽 4번이랑 헤이즐넛 시럽 5번 추가해주세요. 오빠는 뭐 드실래요?”
“저는 패션티 레몬에이드 피지오 주세요.”
"네, 카드 여기 꽂아 주시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우리 일단 여기 앉아있자.”
“네…ㅎ”
현은 카페 창가 자리에 앉은 후 다현을 빤히 쳐다 보았다.
“오빠……… 왜..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응? 그냥…. 다현이는 단거 참 좋아하는구나 생각했지. 항상 말이 별로 없다가 단거 시킬때는 말문이 트이니까…. 너무 귀여워서 ㅎ”
“아ㅎ…..고맙습니다…”
“... 다현아”
“네, 오빠? 왜 그러세요?”
“............아니야 ㅎ 아무것도”
‘아.. 이런….. 너무 진심이 됐나.. 설마, 그럴리가.’
“...? 네에….”
“아, 다현아. 음료만으로도 괜찮아? 디저트 하나 시킬까?”
“아, 괘, 괜찮아요..”
“같이 데이트하러 왔는데 다현이가 계산하니까 너무 미안해서 ㅎ. 디저트는 내가 계산할게.”
“하, 하지만……”
“내가 너무 미안해서 그래. 응?”
“그..럼…. 네……”
“그래, 하나 사서 올게.”
현은 다현을 볼 때 가슴 한 구석이 울렁이는 듯 하였으나 그 기우일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다현은 디저트를 사러가는 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오빠…. 무슨 고민있으신가..? 아까부터 뭔가 좀….. 어색..? 했는데.. 아니야, 오빠가 나랑 사귀어 준다는 것에 감사해야지. 이미 분에 넘쳐.’
“다현아, 무슨 생각해?ㅎ”
“아, 오빠, 아, 아니예요….:::”
“음….? 그래, 뭐. 여기 초코 쇼트 케이크 사왔어. 이게 제일 맛있데.”
“아.. 감사합니다….”
다현은 현이 가져다준 케이크를 한입 가득 넣어 우물거렸다. 이미 단 음료를 마시고 있다 하더라도 새로운 단맛이 입에 들어오니 절로 행복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현은 무언가를 깨닳은 듯 보였다.
‘아…… 이런.. 너무 귀여운데….. 나.. 진심이구나.. 다현이한테….’
분명 처음에는 가볍게 다현을 만나려던 현이였지만 이제는 진심이 된 것이었다. 볼이 가득 찬 체로 우물거리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다현을 보고 현의 얼굴은 홧홧하게 달아올랐다.